[제주도민신문 = 오승택 기자] 퐁낭아래귤림은 제주의 문화예술소외지역인 농촌 삶의 장소에 자리한 400년 이상 수령의 세 그루의 시지정 보호수 팽나무와 동백나무가 있는 감귤과수원과 농가주택을 활용한 기획과 창작, 교류의 공간이다.

공간의 추상성이 아닌 장소의 구체성과 특수성을 살린 기획으로 보호수이자, 마을의 고목인 나무 아래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여러 예술가들이 지역민들과 교류해 나가고 있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잠정적 행사를 중단하고 자체적 작업을 진행해 오던 중 주민의 요청과 함께 코로나로 인한 우울한 삶에 위로와 활기, 재생력을 나무로부터 구해보는 주민 참여형 무지개프로젝트를 마을의 고목을 출발점으로 실행해 보고자 한다. 나무는 제주의 어제를 지켜보았고, 오늘을 함께 살며, 그리고 미래를 함께 할 것이다. 치유란 병을 전제로 한다. 코로나 신종바이러스라는 외부로부터의 치명적 병뿐만 아니라 인류는 경쟁과 개발로 초래한 점진적 기후위기가 이제 극점을 향해 달리는 내면의 정신적인 병 또한 앓고 있다. 하나의 작은 씨앗이 한 그루의 작은 나무에서 거대한 마을의 고목이 되어 사람들에게 그늘과 거름이 되어주면서도, 늘 푸른 숭고한 일생을 새기면서, 자연과 생태적 환경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로컬의 미래를 동네의 작은 것들의 아름다움에서 찾고자 한다. 일상 삶의 풍경을 구성하고 있는 작은 것들의 모습들과 그 속에서 아름다움을 새롭게 인식하고 즐기며, 정서적 안정과 마음의 평화에 이르게 하는 새롭게 발견하는(보는) 방법의 기쁨을 참여자들과 함께 찾고 나누는 미적 경험의 기회를 만들려 한다.

400년 팽나무 아래서 부터 동네에 서있는 나무들을 찾아 걸으며 영원히 샘솟는 푸르른 나무의 모습을 통해 아름다움을 느끼며, 위안을 받고 인류에게 무한한 은혜를 베푸는 나무의 소중한 가치를 인식하며, 나무에 관한 책들을 동네서점과 연계하여 팽나무 아래서 낭독한다. 동네의 나무들을 찾아 드로잉과 사진 그리고 나무조형, 인형극 워크샵을 함께 하면서 위로와 치유 더불어 지속가능한 지구, 나무와 함께 가는 우리의 푸른 미래를 그려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