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수리 절부암제를 통해 영원히 기억되는 고씨 부인의 사랑이야기
제주시 한경면 박태근
제주도민신문입력 : 2024. 04. 09(화) 08:53

제주시 한경면 박태근
[제주도민신문]제주의 서쪽 바닷가 작지만 수려한 해안 풍광을 간직한 용수리 마을 주민들은 매년 3월 15일(음력)이면 절부암 바위 앞에 한데 모여 정성껏 제사를 모신다.
이때부터 용수리 마을주민들은 이들 부부의 영혼을 위로하고자 절부암제를 지내기 시작하였고, 현재 절부암은 제주도 기념물 제9호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다. 이렇게 용수리 마을에는 제주 바닷가 마을 사람들의 고단하고 애달픈 사연이 고씨 부인으로 상징되는 서사(나래이션)로 남게 되었다.
제주에는 598개 자연마을이 있다고 한다. 저마다의 삶의 애환을 간직하며 살아온 그들만의 서사가 자리하고 있고 이 이야기들은 세월속에 잊혀지기도 하였고, 때로는 지금까지 사람들의 기억속에 남아 마을과 동네를 지켜가는 정체성으로 남아 있기도 하다.
언제부터인가 선주민, 이주민이라는 단어가 자연마을들에서 서로를 호칭하는 이질적인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저마다 가진 가치관과 삶의 배경이 다른 이들이 뒤늦게 한 공간에 터전을 잡고 함께 살아가려니 시나브로 이질감과 낯설음이 그 얼마나 많을까? 머리로 이해하고 이성으로 타협하지만 마음 한 구석 문화적 동질성을 나누기에는 아직은 부족하기에 조금씩 파열음이 들려오기도 한다.흔히, 말하는 이주민 분들이 기존 마을 공동체속에 빠르게 녹아들고, 선주민 분들이 진정으로 마음을 열고 아무런 거리낌 없이 그들과 함께 할수 있는 지름길은 마을의 서사를 모두 함께 공유하고 계승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용수리 절부암제 행사에는 마을 어르신들이 제관을 서고 부녀회 회원들이 음식을 준비할 것이다. 제가 끝난 후 마을 주민 모두가 회관에 모여 식사를 하며 서로의 노고를 위로하리다. 여기에는 선주민과 이주민의 구분이 없다. 단지 용수리 마을주민들만이 함께 웃고 대화하며 고씨 부인의 영혼을 기릴 뿐이다.
우리 제주의 다른 마을들도 모두 이러한 모습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절부암제로 알려진 제사의 유래는 이렇다.
옛날 고씨 처녀와 강씨 총각이 서로 만나 혼인을 하였고 가난속에서도 행복하게 살아가던 중, 하루는 차귀도로 나무를 하러 나간 남편이 그만 풍랑을 만나 실종되고 말았다.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고씨 부인은 실종된 남편을 찾아 바닷가를 찾아 헤매다 결국 낙담하고 용수리 바닷가 언덕에서 목을 매 지아비의 뒤를 따르고 말았다. 그 슬픈사연이 하늘에 닿았는지 부인이 죽고나서 3일 후 언덕 앞 바다에서 남편의 시체가 기적처럼 떠올라 발견된다.
이때부터 용수리 마을주민들은 이들 부부의 영혼을 위로하고자 절부암제를 지내기 시작하였고, 현재 절부암은 제주도 기념물 제9호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다. 이렇게 용수리 마을에는 제주 바닷가 마을 사람들의 고단하고 애달픈 사연이 고씨 부인으로 상징되는 서사(나래이션)로 남게 되었다.
제주에는 598개 자연마을이 있다고 한다. 저마다의 삶의 애환을 간직하며 살아온 그들만의 서사가 자리하고 있고 이 이야기들은 세월속에 잊혀지기도 하였고, 때로는 지금까지 사람들의 기억속에 남아 마을과 동네를 지켜가는 정체성으로 남아 있기도 하다.
언제부터인가 선주민, 이주민이라는 단어가 자연마을들에서 서로를 호칭하는 이질적인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저마다 가진 가치관과 삶의 배경이 다른 이들이 뒤늦게 한 공간에 터전을 잡고 함께 살아가려니 시나브로 이질감과 낯설음이 그 얼마나 많을까? 머리로 이해하고 이성으로 타협하지만 마음 한 구석 문화적 동질성을 나누기에는 아직은 부족하기에 조금씩 파열음이 들려오기도 한다.흔히, 말하는 이주민 분들이 기존 마을 공동체속에 빠르게 녹아들고, 선주민 분들이 진정으로 마음을 열고 아무런 거리낌 없이 그들과 함께 할수 있는 지름길은 마을의 서사를 모두 함께 공유하고 계승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용수리 절부암제 행사에는 마을 어르신들이 제관을 서고 부녀회 회원들이 음식을 준비할 것이다. 제가 끝난 후 마을 주민 모두가 회관에 모여 식사를 하며 서로의 노고를 위로하리다. 여기에는 선주민과 이주민의 구분이 없다. 단지 용수리 마을주민들만이 함께 웃고 대화하며 고씨 부인의 영혼을 기릴 뿐이다.
우리 제주의 다른 마을들도 모두 이러한 모습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