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신문]공무원 사회를 비롯하여 직장사회의 분위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사뭇 달라지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관행처럼 행해지던 신규임용 직원의 ‘시보 떡 돌리기 문화(신규임용된 공무원이 본인의 임용을 주변 직원들에게 축하하는 문화)’는 각종 신문사에 실려 후배공무원, 선배공무원 할 것 없이 얼굴을 붉히게 만들었고, 여러 공직자들의 부패한 근무행태는 하루가 멀다하고 뉴스로 퍼져 국민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

공직생활을 하다보면 청렴이 중요하다는 말은 귀가 닳도록 듣는다. 하지만 아무리 청렴의 중요성을 강조하더라도 마음에 와닿지 못할 때가 많다. 청렴이라는 것은 개인들이 아무리 노력한다 한들 그 노력이 눈에 보이지 않아 개인들에게 동기 부여하기가 쉽지 않고, 대부분이 각자의 부패한 행동을 가벼운 일이라고 합리화하는 경우가 많아 본인들이 여전히 청렴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때도 있다. 또한 개인들의 사소한 행동이 남들에게까지 영향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해 큰 죄의식 없이 부패한 행동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청렴하지 못한 행동들은 작게는 우리 주변, 크게는 우리 사회·국가를 좀먹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우리의 부패한 행동이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로 나타나지는 않더라도 결국 어떠한 형태로든 우리 사회에 영향을 끼칠 것이다. 요즘 떠들썩한 한국토지주택공사 땅투기 의혹 사건 또한 예전부터 오랫동안 해이해진 청렴의식이 현재 사건으로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지금, 방역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공직자들의 피로도는 점점 쌓여가고, 이에 지쳐 어느 한 순간 마음이 풀어지기 쉽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도 청렴에는 면죄부가 되어줄 수 없다. 청렴과 부패에는 크고 작은 것이 구분되지 않는다. 출근이 늦거나 태만한 업무처리와 같은 사소한 일이라도 청렴하지 못한 행동으로 인식해야 하듯이, 부정부패는 항상 우리 주변에 있고, 언제 어느 순간 우리에게 다가올지 모른다. 작은 것에도 조심하는 행동을 지속할 때 우리는 좀 더 성숙한 청렴인식 및 공직문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