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신문]해마다 3월 3일(음력)과 9월 9일(음력) 사이가 되면 강남 갔던 제비가 우리나라에 찾아와 머문다. 제비는 예로부터 우리에게 이로운 새로 알려져 왔다. 곡식에 제비 같다는 속담에서 알려주듯이, 곡식은 먹지 않고 곡식의 벌레만을 잡아먹는 새로 알려져 왔기 때문이다.

청렴은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을 가리킨다. 옛 성인들의 일화 중 탐욕 없이 청렴함을 보여준 일화로 우리는 이순신, 이황 일화에 대하여 익히 들어봤다.

먼저, 이순신 장군 일화는 이렇다. 이순신 장군이 만호(조선왕조 지방 군영의 종4품 무관 관직)라는 벼슬에 있을 때 전라좌수사 성박으로부터 오동나무를 베어오라는 심부름꾼이 왔다. 이순신 장군은 그 쓰임새를 물었고, 풍류를 즐기기 위하여 좌수사가 오동나무를 베어오라고 했다는 얘기를 듣고 이렇게 뿌리쳤다.

“뜰의 오동나무도 나라 것이니 함부로 베어 쓸 수 없다. 하물며 전함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거문고를 만드는 것은 가당치 않다”. 심부름꾼은 얼굴이 하얘져서 돌아갔다. 비록 이러한 결정이 오히려 파직이라는 결과로 돌아오게 되었지만, 이순신 장군의 이러한 정신은 훗날 우리에게 많은 귀감이 되어왔다.

퇴계 이황 일화는 이렇다. 젊은 시절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가는 중 배가 고파 잠시 쉬고 있을 때 하인이 콩밥을 지어 왔던 적이 있다. 이때 이황은 “쌀은 내것이되 콩은 어디에서 나서 콩밥을 지어 왔느냐”라며 하인에게 물었고, 하인이 길에 있는 콩을 몇 개 따서 밥을 지었다고 하자, 서리한 콩밥을 차마 먹을 수 없다며 저녁을 굶은 채 다음 날 아침 그 콩밭 주인을 찾아가 용서를 구했다는 일화다.

돈, 재물 앞에서 휘둘리는 사회를 바라보며 다시 한번 청렴의 중요성을 깨달아 본다. 반 천년 가까이 우리의 마음속에서 청렴을 떠올리게 하는 높고 곧은 정신. 그 울림은 우리가 항상 기억하고 간직해 나가야 할 정신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곡식에 제비 같다’는 속담처럼, 우리 모두가 조그마한 것에서부터 사회에 유익한 존재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 사람들의 마음속에 오래 기억되는 사람이 되어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