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공무원이 바라본 청렴의 의미
서귀포시 송산동 주무관 강주원
제주도민신문입력 : 2026. 10. 07(수)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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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송산동 주무관 강주원
[제주도민신문]꿈꾸던 공직 생활을 시작하며 실무수습으로 출근한 지 일주일 남짓 되었을 무렵이다. 모든 것이 여전히 낯설고 설레던 때 업무에 필요한 사무용품을 갖추러 나간 적이 있다.

가격표를 보며 물건을 담는데 괜히 손끝이 신중해지고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됐다. 내 돈이 아니라 시민들이 내어준 소중한 세금으로 사는 물건이라는 생각이 문득 스쳤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그 소소한 주저함이 내가 공직에서 처음 마주한 청렴의 순간이었다.

흔히 청렴이라고 하면 거창한 금품 수수 차단이나 큰 사건부터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그동안 곁에서 본 청렴은 훨씬 조용하고 일상적인 모습이었다.

동네를 돌며 쓰레기를 줍고 불법 현수막을 떼어내는 일처럼 화려하진 않아도 늘 같은 기준을 갖고 꼼꼼하게 현장을 챙기는 태도였다. 시민들이 공직 사회를 신뢰하게 되는 것도 이러한 일상이 차곡차곡 쌓인 덕분임을 배웠다.

청렴은 대단한 결심을 할 때보다 아무도 보지 않는 작고 모호한 순간에 찾아오는 것 같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는 마음이 들 때 한 번 더 돌아보는 것, 공적인 업무에 사사로운 마음을 섞지 않는 것. 결국 청렴은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스스로에게 떳떳한 선택을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내가 지킬 수 있는 청렴 역시 거기서부터 시작한다고 믿는다.

서귀포시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서 시민의 세금으로 일한다는 무게감을 잊지 않으려 한다. 처음 가격표 앞에서 느꼈던 그 조심스러운 마음을 오래도록 간직하면서 작은 일 하나도 같은 기준으로 부끄럽지 않게 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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